고려 현종 때 만든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됐다

조성시기 명확, 11세기 석탑 양식 잘 드러나
  • 등록 2024-10-16 오후 3:26:13

    수정 2024-10-16 오후 3:26:13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사진=국가유산청)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몸돌)과 옥개석(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의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으로 이뤄져 있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1023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한다.

석탑의 1층 탑신석 정면에는 석탑 내부에 사리가 모셔져 있음을 의미하는 문비형과 자물쇠, 문고리 조각이 선명하게 표현돼 있다. 이는 통일신라의 석탑과 승탑에서 시작해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승된 사리신앙의 상징이다. 사리를 섬기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층과 2층 옥개석 하부에는 물끊기 홈이 있다. 이는 1층 탑신석에 문비형과 자물쇠를 새긴 조각기법과 더불어 1010년에 건립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보물)과 1031년에 건립된 ‘칠곡 정도사지 오층석탑’(보물) 등에서도 확인되는 형태다. 통일신라에서 시작해 11세기까지 이어진 고려전기 석탑의 양식적 특징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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