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부동산 하락에 중국서 '금테크' 열풍

중국 금 가격-국제 가격 차이 10년만에 최대
마땅한 투자처 못 찾은 중국인 금 사재기
청년들 사이에선 1g 단위 '황금 콩' 유행
  • 등록 2023-09-26 오후 5:20:03

    수정 2023-09-26 오후 5:20:03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중국인들이 금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부동산 및 주식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위안화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외화를 사거나 해외 자산에 투자하기도 어려워서다.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의 한 귀금속 상점에 전시된 금팔찌. (사진=AFP)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금 현물 가격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을 뿐 아니라 중국 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 차이가 10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25일 기준 중국 금 가격은 그램(g) 당 473위안(약 8만 7500원)으로, 국제 가격보다 4.7% 높았다.

중국 금 시세가 치솟은 것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금을 매입한데다, 중국인들도 앞다퉈 금을 사들여서다.

중국인들이 ‘금테크’에 나선 이유는 최근 중국 경기 둔화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역외 위안화 환율이 달러 당 7.3위안까지 치솟았지만 외화를 매입하거나 해외 자산에 투자하기 어려운 일반인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중국인들의 외화 환전과 해외 투자 등 자본 유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중국 귀금속 상점에서 판매하는 소매용 금 가격은 올 초 g 당 500위안(약 9만원)에서 최근 600위안(약 11만원)을 돌파했다. 광저우 남부의 한 쇼핑센터에서 귀금속 상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난 두 달 동안 매출이 전년대비 20~30% 늘었다”며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금은 어떤 주식보다 더 가치있고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득이 적은 청년들 사이에선 ‘황금 콩’이라고 불리는 1g 단위의 금을 구입하거나 선물하는 것도 유행이다. 황금 콩은 금 순도가 99.99%에 근접하는 24K 순금 1g 내외로 만든 제품으로, 3g, 5g, 7g 등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서는 금테크에 관한 게시물이 게시된 지 하루 만에 48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SCMP는 “일반인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금 가공비를 내더라도 귀금속 상점에서 금괴나 금 장신구를 구입하는 것”이라며 “해외 투자 상품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중국 소비자에게 귀금속은 다른 자산의 가치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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