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제복공무원 "65세 정년연장 반대..수당 인상해야"

경찰·소방관 "격무로 정년연장 감당 못해"
인사처장 "특정직 정년연장 확정 사안 아냐"
  • 등록 2015-03-11 오후 4:42:45

    수정 2015-03-11 오후 4:42:4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경찰·소방관 등 제복 공무원들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직무 특성상 연감 삭감 대신 정부가 꺼내든 카드인 정년연장이 반갑지 않은데다 계급 정년제로 인해 다른 직군 공무원에 비해 연금 계혁에 따른 불이익이 상대적 크다는 게 제복 공무원들의 주장이다.

이연월 경찰노조 위원장은 “공무원연금 개편안은 특정직 공무원의 특수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투본(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 참여 중인 국회 국민대타협기구에선 특정직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서울역 광장에서 경찰청공무원노동조합(경찰노조) 주최로 열린 집회에는 경찰·소방관 가족 2000여 명이 참여해 연금개혁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107만여명 공무원(이하 2013년 기준) 중 경찰직은 약 11만명, 소방직은 약 4만명이다.

제복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 수급개시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대신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에도 반대하고 있다. 현장근무 중심인 직무 특성상 정년연장은 수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경찰관 신모(50)씨는 “강력범죄가 늘어나 현장은 힘들어지고 1주일에 세 번씩은 철야근무를 하는데, 65세까지 현장을 뛰라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소속 한 소방장은 “격무에 시달리는 현장 구조·구급대원들에 대한 수당인상 등의 사기진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행정직에 없는 계급 정년제 등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년연장이 아니라 연금 지급율과 수당 등에서 특수직을 고려한 연금법, 보수 규정을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군·경찰·국정원 대상으로 적용 중인 계급 정년제는 일정 기간 동일 계급에 머물러 있을 경우 자동적으로 퇴직시키는 제도다.

한편, 정부·여당은 오는 5월2일 연금법 처리 시한까지 국가재정, 직군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제복 공무원들의 입장을 알고 있다”며 “공무원연금 전반을 검토하면서 (특정직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특정직에 대한 정년연장 도입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현장 공무원들의 얘기를 듣고 애로사항을 취합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인사처는 직군별 특성을 반영한 공직활력 방안을 마련해 내달께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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