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상호 투자와 공동 마케팅, 한국형 AI 검색 및 글로벌 AI 비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의 포털 검색이 키워드 입력시 관련 웹문서 링크를 나열하는 방식이라면, AI 검색은 인터넷상의 정보(데이터, 이미지, 영상)를 읽고 분석해 직접 답변을 제공하고 출처도 표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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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매일 쓰는 퍼플렉시티, 한국 본격 상륙
퍼플렉시티는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표한 챗봇 사용성 평가에서 챗GPT, MS 코파일럿, 클로드 등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을 만큼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델의 마이클 델 설립자 등이 매일 사용한다고 밝혀 관심받기도 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사실상 전 국민이 퍼플렉시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KT의 2311만 명(5월 기준·과기정통부) 고객은 연 29만원(1달 구독료 20달러) 상당의 ‘퍼플렉시티 프로’를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타사 고객도 SK텔레콤의 AI 비서 ‘에이닷’을 통해 하루 50회 무료로 퍼플렉시티 AI 검색을 사용할 수 있다.
유영상 SKT CEO는 “글로벌 AI 검색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들에게 AI를 통해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T는 내년부터 ‘에이닷+퍼플렉시티+T우주’를 결합하여 판매할 계획이다.
상호 지분 투자와 개발 협력도 진행 중이다. SKT는 퍼플렉시티에 1000만 달러(약 134억 원)를 투자했으며, 퍼플렉시티는 SKT가 글로벌 AI 비서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실리콘밸리 자회사인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 Co.; Global AI Platform Co.)’에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다. ‘에이닷’ 팀은 퍼플렉시티와 협력하여 한국형 AI 검색을 개발하고, GAP Co.에선 퍼플렉시티와 협력해 연내 미국 시장에서 AI 비서(브랜드명 미정)의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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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검색은 아직 환각이 있다. 스리니바스 CEO가 이날 “금메달을 딴 잘생긴 한국 펜싱 선수가 누구냐”라고 영어로 질문하자, 처음에는 배드민턴 종목의 안세영 선수로 답했고, 한국어로 설정한 뒤에야 오상욱 선수라고 답변했다. 이는 한국 데이터를 학습시켜 한국형 검색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이유로 SKT의 에이닷 팀은 퍼플렉시티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하여 한국형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여기에 토종 검색 기술의 자존심 네이버는 AI 챗봇 ‘클로바X’에 멀티모달과 음성 서비스를 추가했으며, PC 버전으로 제공 중인 AI 검색 ‘큐:’를 연내 모바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뤼튼테크놀로지스도 AI 검색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AI 검색의 비즈니스 모델과 저작권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스리니바스 CEO는 “구독료 외에도 API 제공, 엔터프라이즈 검색엔진 제공, 광고 등으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저희는 구글 같은 검색엔진과 달리, 쿼리를 만들면서 특정 매체의 출처를 인용할 때 매체와 수익을 나눈다”고 밝혔다.
한편 퍼플렉시티의 한국 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김성철 생성AI 스타트업협회 사무국장은 “퍼플렉시티의 한국 진출은 AI 검색을 널리 알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한국 대기업이 해외 AI 서비스의 국내 시장 진출에 기여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양사간 협력은 단지 국내 시장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