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이른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추가 기소했다. 현재 이 전 부사장은 이미 다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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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이 전 부사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수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된 상장법인 A사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투자 손실을 보게 되자 다른 펀드 자금으로 이른바 ‘돌려막기’ 투자를 해 라임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라임의 투자 손실이 공개돼 펀드 환매 요청이 들어오거나 신규 투자가 중단되는 것을 우려한 이 전 부사장이 부실화된 A사 전환사채(CB) 등을 200억원에 고가 인수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이러한 돌려막기 투자로 가치가 없는 상장법인 4개사의 CB 총 900억원 상당을 고가 인수해 라임에 같은 액수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사장은 또 라임 펀드 자금 3500억원을 투자한 시행업체 B그룹의 김모 회장으로부터 투자 대가로 개인 운전기사 급여, 외제차량 리스 대금, B그룹 계열 법인의 지분 매각대금 등 총 25억9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라임 자금 300억원을 투자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과 공모한 뒤 지난 2018년 악재성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라임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한 상장사 주식을 처분해 11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도 적용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의 돌려막기 투자에 가담해 라임 펀드에 200억원 상당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김 전 본부장도 추가 기소했다. 김 전 본부장은 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횡령을 도왔다는 혐의 등으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