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005380)는 전거래일 대비 3.10%(5000원) 오른 1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8일 4.71% 상승한 뒤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도 동반 상승하면서 이날 KRX자동차지수의 수익률은 2.64%로 KRX지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근 경기민감주가 반등하면서 좀처럼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현대·기아차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선 데 이어 중국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낙폭이 컸던 정유·화학·조선업종과 함께 건설주까지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실제 이날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매수 상위권은 외국계 증권사가 차지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함께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그동안 못 올랐던 종목에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를 포함한 IT, 철강업종은 재고순환지표에서 개선 혹은 그 가능성이 보였는데도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판단했다.
경쟁력이 약해지고 감익된다는 점을 고려해도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다는 것.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금 주가는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7.4%, 4.4%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률 8.5%, 5.5%을 훨씬 밑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섹터별로 보더라도 경기민감주 대부분이 반등했는데 자동차업종만 소외받고 있다”면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이 부진했지만 자동차업종이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기초체력 면에서 저평가돼있다는 것은 맞지만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니다”라며 “수요가 안정된 가운데 판매가 본격화하는 2, 3분기에 신차에 대한 반응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주가 우상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주가 하방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드라이빙 시즌을 맞는 이달부터 여름까지 판매 실적과 함께 ‘투싼’ 등 신차에 대한 반응이 향후 주가의 관건”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