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7원 이상 하락하면서 1191.10원에 마감했다. 미국 물가 급등,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롱(달러 매수)심리가 예상보다 적극적이지 못했고, 수급측면에선 네고(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이며 환율이 장중 하락 반전했다. 장 마감 직전에는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한 직접 개입 추정 물량까지 나오면서 전장 대비 2원 정도 밀린 상황에서 낙폭을 5원 이상 추가 확대해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달 18일(1190.10원) 이후 16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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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91.10원으로 전날 종가(1198.50원) 대비 7.40원 가량 하락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50원 오른 1200.00원에 시작해 시작해 고가 기준 1200.50원까지 올랐으나, 장 시작 이후 빠르게 상승폭을 반납하고 강보합 흐름을 이어가다가 오후 1시께 하락 반전했다. 정오 이후 국내 은행에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온 가운데 최근 1200원을 사이에 두고 추가 환율 추가 상승 레벨을 엿보는 롱(달러 매수) 심리가 당국 경계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1205원까지 추가 상승할 동력을 잃었다. 여기에 장 마감 직전 당국 개입 물량으로 판단되는 달러 매도 움직임이 나오면서 낙폭이 7원 이상으로 커져 급하락했다.
외환 시장 관계자는 “이날 원·달러 환율은 중국 위안화, 싱가포르 달러와도 다른, 독자적인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 눈치보기 장세에 롱(달러매수) 포지션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나왔고, 장 막판엔 개입 추정 셀(매도)가 나오면서 레벨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도 제한되는 모습이다.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이외에 엔화도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14(현지시간) 오전 2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96.07을 기록, 96선 초반대에서 약보합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미 국채 금리는 상승하는 중이다.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007%포인트 오른 1.958%, 2년물 금리는 0.028%포인트 상승한 1.544%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원화 약세는 방어했지만, 국내증시는 급락했다. 미국 물가 급등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군사적 갈등 고조에 아시아장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따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2%, 3%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각각 705억원, 950억원 가량 샀으나 개인이 각각 1900억원, 1200억원 가량 팔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장 대비 1.57%, 2.81% 가량 떨어졌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82억14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