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금리]"외국인 주식매수 기대…수출株엔 타격"(종합)

일본은행, 기준금리 -0.1%로 전격 인하
엔화약세에 日증시 오르고 국내 수출株 내리고
국내증시 영향 전망 엇갈려
  • 등록 2016-01-29 오후 4:58:57

    수정 2016-01-29 오후 4:58:57

[이데일리 증권팀] 일본은행(BOJ)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키로 했다. 엔화 강세 및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종전 0.1%에서 -0.1%로 낮췄다. 이미 연간 80조엔에 달하는 자금을 시중에 쏟아부었던 만큼 추가로 꺼내 들 카드가 없을 것이란 예상을 뒤엎은 깜짝 행보였다. 증권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우려를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부정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 긍정적인 효과? “글쎄…수출주 타격”

일본은행의 깜짝 금리 인하에 29일 닛케이225지수는 2.8% 급등했다. 반면 코스피는 눈치보기 끝에 강보합(0.26%)으로 마감했다. 주목할 점은 일본 정책 발표 직후 엔화 가치가 2% 넘게 떨어지자 국내 자동차주는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아차(000270)는 4.7% 하락했고,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는 각각 1.5%, 4.6% 내렸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BOJ가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어 엔화 약세의 강도와 속도도 우려된다는 평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엔화의 추가적인 약세가 예상된다”며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 팀장도 “유럽 기준금리가 -0.2%인 점을 고려하면 BOJ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며 “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는 결국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자체보다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실물경기 반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일본이 확장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고 실물경제가 반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 미칠 것”

일본과 유럽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시중에 풀린 엔이나 유로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국 등 신흥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유럽이 자금을 공급한 이후 일본도 화답한 셈”이라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미국에선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거나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경기불안정성이 가장 큰 문제였던 만큼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이어간다면 증시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특히 과거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면 그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일본은행의 결정에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조치였다”며 “이번 조치로 유럽중앙은행(ECB)도 3월에 추가 부양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어 “이럴 경우 엔이나 유로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국 등 이머징마켓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최근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계 자금 이탈이 있었는데 그 압력이 완화되거나 다시 순유입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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