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9명 데리고 탈북했는데…1년 7개월 만에 사고로 숨져

탈북민 김이혁 씨, 잠수 사고로 사망
“항해사가 꿈” 밝혔으나 충격 비보
  • 등록 2024-12-05 오후 3:23:11

    수정 2024-12-05 오후 3:23:11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일가족 9명과 함께 귀순했던 탈북민 김이혁 씨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탈북민 김이혁 씨. 사진=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캡처
5일 유튜브 채널 ‘이철은NK TV’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김 씨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해당 채널 운영자인 이철은 씨는 “네덜란드에서 뜻밖의 비보를 듣고 슬픔에 잠겨 이렇게 글을 올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23년 가족과 함께 목숨 걸고 서해 해상으로 배를 타고 탈북한 김 씨가 어제 뜻하지 않은 잠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을 알려드린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가족 9명과 함께 목선을 타고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넘어 탈북했다. 김 씨 일가족은 그해 12월 BBC 코리아와 인터뷰를 통해 탈북 과정을 전했다.

그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딸이 여섯 살 때부터 북한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가족 외에도 형수님, 장모님, 어머니, 처남까지 가족 모두를 설득해 세 차례의 시도 끝에 탈북에 성공했던 사연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는 이후 여러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며, 억압받는 삶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은 내가 이룰 수 있는 꿈이 있는 곳”이라며 항해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전하기도 했다.

김 씨는 탈북 후 북한 정권의 부조리와 김정은 체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 씨는 고인을 기리며 “억압받고 천대받던 북한 땅을 떠나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날만 남았던 김이혁 님의 비보에 가슴이 메인다”며 “가시는 길이 억압과 착취 없는 행복한 길이 되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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