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군제에도 점포는 썰렁…온라인 생필품 주문만 몰렸다

광군제 앞두고도 오프라인 매장·마트 한산한 모습
온라인으로 소비 행태 변화…특송 소포 23% 증가
알리바바·장동닷컴, 매출 비공개…소비 회복세 주춤
  • 등록 2023-11-13 오후 4:42:44

    수정 2023-11-13 오후 4:42:44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금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생필품 가격이 아주 싸요. 오늘도 타오바오(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음료수 한 꾸러미를 샀습니다.”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光棍節·singles day)를 맞았던 중국이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충격을 미처 회복하지 못한 듯 점포들은 한산했다. 온라인을 통한 구매 비중이 컸지만 이마저도 생활용품 위주 구매가 많아 본격적인 소비 회복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의 왕징 소호 내부 모습. 광군제 시즌임에도 점포 앞이 한산하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광군제 (11월 11일)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왕징 소호는 오가는 사람이 적어 스산한 느낌마저 들었다.

왕징 소호는 여러 한국 기업을 포함해 많은 사무실과 패션 브랜드, 음식점, 카페 등이 입점한 대형 상업용 건물이다. 오전 11시 30분 정도가 되자 잠시 활기를 보였지만 대부분 점심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들이었다.

인근 대형마트와 쇼핑몰 등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처음 열린 광군제라는 행사 취지에 걸맞지 않게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제 베이징 도심의 대형 쇼핑몰이나 매장을 빼면 일반 지역에서 광군제의 분위기를 느끼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베이징에서 만난 한 중국인은 “요즘은 모두가 타오바오 같은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기 때문에 거리를 다니면서 광군제를 즐기지 않는 것 같다”며 “중국 경제가 예전 같지 않은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의 보도에서도 광군제의 달라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온라인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쇼핑 전선이 길어지고 구매 방법도 다양해졌다”며 “11일 당일에는 전국 전자상거래·물류기업들이 온라인 쇼핑 흐름의 정점에 대처하기 위해 본격 가동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광군제를 앞두고 전국의 택배 물량을 처리하는 국가우정국을 찾아가 택배를 분류하고 배송하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달 1~11일 전국에서 수거한 특송 소포는 52억6400만개로 전년동기대비 23.2% 증가했다는 중국 국가우정국의 통계도 전했다.

11일 중국 베이징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광군제 광고판 앞에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AFP)


온라인을 통한 광군제 쇼핑이 이어졌지만 기대했던 만큼 두드러진 수요 회복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타오바오·티몰 운영사)는 올해 광군제 기간 동안 판매가 성장했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장둥닷컴은 각종 판매지표에서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자세한 매출 기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올해 중국 경기 회복이 어려워지면서 매출 성장이 주춤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 내 온라인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중 내내 저가·할인판매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가 지난주 광군제를 앞두고 3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77%가 광군절에 작년보다 지출을 줄이거나 같은 금액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들은 가전제품·가구 등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은 사지 않고 휴지·라면 같은 생활필수품을 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 시즌에 맞춰 추가 구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방식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내수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기 침체 속 물가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0.2% 하락해 7월(-0.3%) 이후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부동산과 내수 부진으로 인해 중국이 아직 견고한 반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소비 회복 조짐에 대한 관심이 모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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