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악재에 원화값 폭락…터키·아르헨 이어 절하율 '3위'

한은,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외국인 역송금·역성장·무역협상 우려 겹쳐”
  • 등록 2019-05-10 오후 1:47:28

    수정 2019-05-10 오후 1:47:28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난달 원화가 ‘하락 통화’ 3위에 올랐다. 역성장 ‘쇼크’와 미·중 무역협상 결렬 우려 등으로 인해 원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원화보다 가치가 더 큰 폭 하락한 통화는 대표적인 취약 신흥국 통화뿐이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 달중(3월말~5월8일) 원화 가치는 2.9% 하락했다. 신흥국 통화 중 원화보다 가치가 더 많이 하락한 통화는 터키 리라화(-9.0%)와 아르헨티나 페소화(-3.7%)가 유일했다.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어 통화 약세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이들 국가는 대표적인 취약 신흥국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들만 제외하면 한국 원화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미국 달러화(달러인덱스) 가치는 같은 기간 0.3% 상승했다. 일본 엔화는 0.6% 올랐고,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0.2%, 0.1% 하락한 데 그쳤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같은 기간 1.0% 하락하며 원화 절하율에 한참 못 미쳤다.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각각 0.6%씩 절하됐고, 브라질 헤알화는 0.2% 내렸다.

이처럼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들보다 큰 폭 하락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 역송금과 국내 경제지표 부진, 미·중 무역분쟁 우려 재부각 등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쳐서다.

기업들의 배당이 4월에 몰려 있어 외국인들이 자국으로 송금하려는 수요가 있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0.3%(전기 대비)를 기록하는 등 역성장 쇼크도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부진한 경제지표와 미·중 무역분쟁 결렬 우려 등 때문에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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