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결제대란' 우려…조폐공사 하도급 논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조폐공사 이관 작업 잡음
서울사랑상품권도 이관 후 몸살 경험
"9개 카드사·13개 벤사 연동 운영 노하우 필요"
  • 등록 2024-12-17 오후 3:32:51

    수정 2024-12-17 오후 7:05:49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운영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카드형과 모바일형을 통합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이 1월 1일 나올 예정이었지만,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조폐공사가 서비스 운영을 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다.

온누리상품권 홈페이지 캡처화면
17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진흥공단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서비스 운영이 애초 계획보다 두 달 연장된 3월 1일 부터 시작된다. 그마저도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진공은 지난 6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운영 대행’ 공고를 냈다. 온누리상품권은 KT가 카드형을, 비즈플레이 모바일형을 운영 중이었다. 이후 기존 운영사인 비즈플레이, 조폐공사, 코나아이 등 세 회사가 입찰했는데, 비즈플레이가 기술 점수가 가장 높았음에도 최저 투찰 비율 예규 변경을 인지하지 못해 탈락했다. 조폐공사는 운영사로 선정된 뒤 구축 중인 플랫폼의 데이터베이스(DB) 문제와 카드사 연동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정상 오픈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1월 1일 부터 서비스가 안되면 설 명절 등 연초 상품권 발행이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에, 소진공은 지난달 기존 운영사인 비즈플레이와 KT에 2월 말까지 연장 운영을 요청했다. 문제는 3월 1일에도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시작하지 못하면 더이상 기존 운영사가 연장 운영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비즈플레이 관계자는 “법무적으로 검토한 결과 입찰에 참여했던 비즈플레이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연장하는 것은 정당한 프로세스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나중에 감사라도 받으면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기존사업자들에게 플랫폼 설계도(ERD)를 요구하기도 했다. 기존 사업자들은 지식재산권이라 제공할 수 없다고 맞섰지만 조폐공사가 이관업무에 비협조적이라고 나섰다. 이에 ERD를 이관 확인 용도로만 열람 할 것을 요청하는 확약서를 제공을 받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폐공사 측은 “법률자문 후 ERD확약서를 소진공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소진공 요청이 있다면 자료이관은 더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노하우가 다른 경쟁기업으로 유출될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실제 조폐공사는 ‘차세대 지급결제시스템 유지관리 용역’을 공고하고 지난 13일 ‘핑거’라는 업체를 선정하는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비즈플레이 관계자는 “수백억을 투자한 회사의 핵심 자산이 조폐공사의 하도급이나 용역 업체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라며 “과거 다른 정부 용역 수행 당시에도 우리 기술이 사실상 유출돼 수백억의 기회 손실이 발생된 경험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2년 마다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서울사랑상품권의 경우에도, 2022년 비즈플레이에서 신한컨소시엄으로 운영사를 이관하는 과정에서 결제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비즈플레이는 당시에도 이전 사업자라는 이유로 세 차례의 추가 연장을 단행하며 이관 기간에만 20개월을 허비했다. 결국 2024년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은 다시 비즈플레이컨소시엄이 맡게됐다.

업계 관계자는 “선불전자지급 시스템은 9개 카드사·13개 벤사를 연동해야 하고 카드결제 포스가 제조사 마다 다르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특별한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소진공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안으로 지켜봐야 한다”라며 “카드형과 모바일형 연동 사용자들이 좀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두가지 기능을 통합할 필요가 있어 이관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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