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한 변호사로 길어야 2년"...'바리캉男', 7년형에 항소

  • 등록 2024-02-06 오후 3:56:46

    수정 2024-02-06 오후 3:56:4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바리캉(이발기) 폭행 사건’ 피고인인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데 불복해 항소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26) 씨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항소장을 냈다. 김 씨는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경기 구리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당시 연인이었던 A(21) 씨를 닷새 동안 감금한 채 강간과 폭행, 가혹 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심지어 김 씨는 바리캉으로 A씨의 머리카락을 밀고 불법 촬영까지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김 씨가 잠든 사이 부모에게 ‘살려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A씨는 강아지용 울타리 안에서 떨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줄곧 법정에서 “A씨가 스스로 오피스텔에 머물며 혼자 외출도 했고 합의해 성관계했다”며 공소 내용 대부분을 부인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그러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박옥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버림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응했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일부 범행을 부인했다”며 “피고인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탁한 1억 5000만 원을 피해자가 수령 거부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지난 2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선고 이후 피해자 아버지는 “이 사건만 보더라도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만 범죄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가 현재 환청과 환시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족들은) 현재 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피해자 아버지는 온라인에 글을 올려 김 씨가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탄원에 서명을 부탁하며, 김 씨가 딸에게 했던 말을 공개했다.

“어차피 우리 집은 돈 많고 너는 돈 없으니까 빵빵한 변호사 사서 길게 봐야 1~2년인데 내가 너 어떻게 안 하겠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피해자 아버지는 또 김 씨 측 변호사들이 자신에게 전화해 “이미 벌어진 일을 어떻게 하겠냐, 노여움을 풀어 달라고 말했다”며, “본인들의 딸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노여움이란 표현을 쓸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는 지난해 12월 재판에 증인 출석 이후 정신병동에 입원해 3주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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