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퇴 요구 거절”
한동훈 위원장은 22일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고 분명히 했다. 전날 비공개 회동에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면서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는 데 대해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공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4월10일 총선이 우리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다”며 총선 승리 각오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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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과 대통령실의 논의가 정제 과정 없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몇몇 의사가 마치 당 전체의 의사인 것처럼 여론을 형성해나가고, 결국 당의 결정으로 되는 방식은 당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고 직격했다.
“당 리더십 흔들리면 총선 악영향…갈등 봉합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충돌은 결국 79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공천이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지역구나 당 주류 등에 따라 입장이 갈리는 이유다. 수도권 지역구거나 당 주류가 아닌 의원은 한 위원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유경준 의원(서울 강남병)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 당시 모 인사들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공천을 하지 않을 것이면 공천관리위원장에서 내쫓겠다는 식의 협박을 받았고 그때 당선인의 뜻이라고 팔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며 “국민을 보고 나선 길, 할 일을 하면 된다”고 적었다. 한 중진 의원도 “지금 당 의원들은 내심 한동훈 위원장을 응원한다, 그게 더 승산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비주류로 꼽히는 태영호 의원(서울 강남갑)도 SNS에 “민주당이 가장 껄끄러워 하는 한 위원장을 우리 손으로 쳐낸다면 가장 기쁜 건 민주당”이라며 “지금은 ‘한동훈 비대위’ 체제로 끝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친윤(親윤석열)과 친한(親한동훈)의 싸움 아니겠는가”라며 “(지금의 갈등 구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긴다면 결국 당은 공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 달리 쇄신 대상으로 지목돼 공천이 불투명한 친윤 의원이나 영남권 의원은 온도차를 보였다. 김영선 의원(5선·경남 창원의창)은 SNS에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춰 시스템 공천으로 치러지는 총선”이라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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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역시 당정 갈등이 장기화한다면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불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 위원장이 사퇴한다면 79일 남은 총선에서 새 간판을 내세우기 어려운 데다 여론의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현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물러나면 선거는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김건희 여사 의혹을 둘러싸고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수도권 선거를 다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타협안을 제시하고 양보하는 그림을 그려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번 사태를 두고 “이번 총선 결과를 판가름할 최대 사건으로 지금으로선 갈등이 복합되지 않는 빅뱅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민주당만 반사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