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일본식 가옥’ 옛 인천시장 관사, 문화유산 고시

일제강점기 상류층 주거형태 남아
인천시 2020년 시민에게 건물 매입
리모델링 뒤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
  • 등록 2024-12-16 오후 5:14:54

    수정 2024-12-16 오후 5:14:54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는 중구 신흥동 옛 인천시장 관사를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해 16일 고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938년 건립된 일본식 가옥(단독주택)인 옛 인천시장 관사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일제강점기 상류층의 주거 형태가 남아 있다. 지하에는 방공호가 있다.

인천 중구 신흥동 옛 인천시장 관사 전경. (사진 = 인천시 제공)
해방 이후 우리 정부는 이 건물을 적산가옥으로 소유하며 관리했고 인천시가 1954년 제6대 김정렬 인천시장부터 1966년 제12대 윤갑로 인천시장까지 12년간 시장 관사로 사용했다. 윤갑로 시장은 1966년 임기를 마친 뒤 1969년 이 건물을 매입했고 1970년 다른 시민에게 매각해 주택으로 이용됐다. 인천시는 2020년 이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화유산 등록을 심의한 인천시 문화유산위원회는 네 가지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해 인천시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유산위는 1938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서구식 생활방식 도입에 따라 건축한 문화주택(일본과 서양 건축 양식 혼합)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당시의 주택 생활사를 비교하고 고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1954~1966년 인천시장의 관사로 사용된 주택으로서 역사적·문화적 인물의 삶과 활동을 통찰할 수 있는 인천지역사 연구의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인천 중구 신흥동 옛 인천시장 관사 내부 다다미방 전경. (사진 = 인천시 제공)
문화유산위는 1970년대 생활방식의 편리성을 가미한 형태로 개축이 진행돼 당시의 주거생활 변천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인천지역 내 동일한 유형·양식의 근대 건조물 중에서 대표성과 희소성이 있다고 고려했다. 인천시는 해당 건물을 ‘긴담모퉁이집’으로 이름을 짓고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바꿨다.

건물 내부는 시민이 기증한 책을 활용한 ‘주제가 있는 서재’와 ‘음악감상 공간’으로 운영하고 건물 외벽은 인천원로작가회와 함께 골목갤러리로 이용하고 있다. 또 마을합창단, 어반스케치 교실, 요가, 역사정원사 수업 등 시민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6일 기준 ‘긴담모퉁이집’의 올해 누적 방문객은 1만60명으로 하루 평균 30여명이 방문했다.

시 관계자는 “근현대기에 생성된 역사적·문화적 산물을 문화유산적 가치 유지와 활용을 통해 시민에게 다가가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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