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동차 노조 하투에 지역경제 상처 더 커진다

조선 빅3와 현대차 노조 이달 중 파업 돌입 예상
지역경제 타격..울산 3Q 조선업 BSI '역대 최악'
거제 상인들 "소비심리 위축 우려..힘들어질 것"
울산상의 "노조 반발에 기업·지역경제 부담 가중"
  • 등록 2016-07-06 오후 4:20:58

    수정 2016-07-06 오후 4:20:58

지난달 2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노조의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노동조합이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파업의 깃발을 들었다. 최근 몇개월간 약 10조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해 수주절벽 등 경영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 노조의 거센 반발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하고 자구안 실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조선 빅3의 경영정상화 작업은 지연되고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제는 추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는 7일부터 4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009540) 노조는 다음 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친 뒤 현대차 노조와 연대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파업 찬반투표를 다시 가결시킨 대우조선해양(042660) 노조는 삼성중공업 파업 대열에 합류해 연대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올 상반기 역대 최저 수준의 수주 실적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위기감이 큰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상반기 수주를 단 1건도 올리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도 올해 수주액이 전년 대비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이런 수주절벽 위기 속에서 노조는 파업 요건을 갖추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이달 중 파업 돌입이 진행되면 해당 지역 경제에는 또다시 짙은 그림자가 드리울 전망이다.

울산의 경우 이달 하순경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23년만에 연대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울산지역의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76으로 최근 3년 중 최악의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가속화하고 있는 불황의 그늘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차의 파업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3분기 조선업 BSI는 56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1분기 83과 2분기 78과 비교하면 조선업 현장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차가워진 것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전분기보다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수주 가뭄과 수출 부진으로 지역 주력산업이 악화하는 위기 속에서 노사간의 대립은 해당 기업의 미래는 물론 지역경제의 불확실성만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자료: 울산상공회의소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위치해 조선업 이슈에 민감한 거제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김계수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 사무국장은 “일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소들을 제외하면 매출의 60~70%가 조선소 직원과 가족들에게서 나온다”며 “구조조정 이슈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인데 파업까지하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거제지부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더 위축될까 우려된다”며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노조가 파업에 실제 들어갈지를 상인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울산·거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몰려있는 부산에도 여파가 적지 않다.

부산상의 집계 결과 조선기자재업 매출은 지난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4.8% 감소한데 이어 2분기에도 약 3% 줄었다. 화학, 철강, 자동차부품, 섬유·신발 등 부산지역 주요업종들과 비교해 조선기자재업의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울산지역 협력업체 관계자는 “구조조정 이슈에 파업까지 겹치면서 불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사가 지속발전 가능한 경쟁력 향상과 자구노력에 힘을 모아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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