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그룹은 19일 오후 3시부터 일본 본사에서 현대증권 주식 인수계약 종결기한(Long-Stop Date) 종료로 인한 계약 연장 여부를 논의한 결과 매각자 측인 현대그룹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현대상선은 이날 중 이같은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당초 8월 말쯤 기대했던 대주주 변경 승인이 4개월째 결론을 내지못해 지난 16일 주식인수계약의 종결기한이 만료된 데 따른 조치다. 오릭스는 자베즈파트너스와 현대그룹이 맺은 이면계약으로 최종 딜 클로징(Deal Closingㆍ거래종료)을 예단키 어렵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오릭스PE 코리아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와 현대그룹간 이면계약 의혹이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이 문제가 선결되지 않을 경우 딜 성립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면계약은 당초 알려졌던 파생상품계약(TRS)의 내용과 달리 자베즈파트너스가 2012년 주식 9.54% 인수 당시 투자자들에게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연 7.5%의 수익을 100%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는 계약 파기에 따른 평판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면계약의 존재가 추가로 밝혀진다면 기존 인수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자베즈는 추후 오릭스가 현대증권 지분을 되팔 때 동반매도권(태그얼롱·tag along)을 갖고 있고 이사 1인에 대한 선임권이 있어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다.
파킹딜(Parking Deal )의혹으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오릭스그룹이 야쿠자 자금의 대부업체로 표현되며 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도 일본 본사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일본 오릭스는 자기자본투자(PI)로 현대증권 인수금(6500억원) 중 1300억원 가량을 중순위 출자자로 참여했다.
현대그룹은 주력회사인 현대상선의 유동성 부족 해소를 위해 3조 2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위해 현대증권 매각을 추진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된 만큼 연내 자금 유입을 기대했던 현대그룹 자금 사정에 비상등이 켜졌다.
산업은행은 현대증권 재매각을 추진함과 동시에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및 신규 자금지원 등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4월23일 현대증권 매각 자금을 담보로 현대상선에 2000억원의 유동성을 선지원한 바 있다. 아울러 현재 산은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증권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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