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사업 '화룡점정'…수익 창출 본격화

마그나 배터리팩 자회사 인수로 수직계열화 구축
시장 수요 적극 대응, 신사업 진출로 실적 개선 기대
  • 등록 2015-02-23 오후 6:57:32

    수정 2015-02-23 오후 6:57:32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SDI가 마그나 슈타이어의 배터리 팩(Pack) 부문을 인수한 것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의 ‘화룡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셀과 모듈, 팩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면서 전기차 제조업체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사업 영역에 진출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게 됐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23일 오스트리아 소재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슈타이어의 배터리 팩 자회사 ‘마그나 슈타이어 배터리 시스템즈(MSBS)’ 지분 100%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MSBS는 오는 4월 1일자로 삼성SDI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3대축인 셀·모듈·팩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삼성SDI는 리튬이온 전지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셀과 10여개의 셀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프레임에 넣는 모듈 부문에서는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에 인수한 MSBS는 배터리 팩 사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인력 규모는 260여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매출은 4000만 유로(500억원) 수준인 강소기업이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오랜 기간 거래를 지속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삼성SDI는 MSBS를 인수하면서 팩 단위의 전기차 배터리를 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저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기술력 부족으로 MSBS 같은 팩 전문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SDI가 셀부터 팩까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일관체제를 구축하면서 시장 대응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부가가치가 높은 배터리 팩 사업에 무혈입성했다는 의미도 있다.

MSBS는 이미 수주한 물량만 수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영업력이 탄탄하다. 전기차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당장 삼성SDI에 편입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기존 거래 기업을 선호하는 등 사업 측면에서 보수적인 편”이라며 “새로 배터리 팩 사업에 진출하는 것보다 시장 선두권 업체인 MSBS를 인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210만대에서 2017년 470만대, 2020년 770만대 등으로 연평균 2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조 사장의 통 큰 결단에 힘입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조 사장은 “MSBS 운영과 관련해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팩 전문 업체로 초격차를 실현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직원이 생산 중인 전기차 배터리 셀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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