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위기에 ‘왕서방’이 웃는다

  • 등록 2016-09-12 오후 3:54:53

    수정 2016-09-12 오후 3:54:53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스마트폰 세계 1위의 위기에 중국 업체들이 웃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신제품 리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리콜 절차를 진행 중인 ‘갤럭시노트7’의 미국, 한국 사용을 금지하고 나섰다. 해외에서는 잇단 폭발 사고로 인해 캐나다, 일본, 인도 등 국가의 항공 당국이 기내 ‘갤럭시노트7’ 사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애플은 지난주 ‘아이폰7’을 공개했지만 막상 제품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흥행 여부에 물음표가 달렸다. 특히 기존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별매의 블루투스 이어폰 사용을 독려하는 ‘도박’을 걸면서 기존 애플 이용자들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 사태로 애플이 수요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별다른 혁신 없이 실적 개선에만 치중한 듯한 ‘아이폰7’에 대한 여론이 워낙 좋지 않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며 “오히려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화웨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화웨이 ‘노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1,2위는 삼성(22.8%)과 애플(11.9%)이다. 두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기보다 각각 0.9%포인트, 3.5%포인트씩 하락했다. 그러나 3위 화웨이는 9.4%의 점유율로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삼성과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 슬슬 진입하며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은 2016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774억 위안(약 13조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6056만 대를 달성했다.

중저가 제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화웨이는 유럽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15%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가운데 고급 스마트폰의 수요가 주를 이루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에 출시한 100만원 안팎 가격의 프리미엄 제품 ‘P9’과 ‘P9 플러스’ 스마트폰은 상반기 450만대를 판매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전작 ‘P8’보다 같은 기간 대비 120% 증가한 판매 수치다.

화웨이는 이달 초 독일에서 개최된 ‘IFA 2016’을 통해 선보인 50만원 안팎의 스마트폰 시리즈 ‘노바(NOVA)’를 공개해 외신의 호평을 받았다. 영국 IT 전문매체 포켓-린트는 화웨이 노바 스마트폰을 “동급 라인업 중 최상의 디자인을 갖췄다”고 평하며 ‘IFA 2016 최고의 제품’에 선정했으며, 미국 IT매체 안드로이드 센트럴은 화웨이 노바 및 노바 플러스, 미디어패드 M3를 ‘IFA 2016 최고 순위’로 꼽았다.

이 밖에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도 강력한 중국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기존 강자들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 1,2위의 리더십이 휘청하거나 예전만 못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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