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이르면 연내 텔레뱅킹을 이용해 돈을 이체할 수 있는 1일 최대한도가 기존 500만~10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100만원 이상 이체할 땐 휴대폰 SMS 인증과 같은 본인확인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한다.
최근 농협에서 계좌주인도 모르게 1억 2000만원이 텔레뱅킹으로 무단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각 시중은행에 사고 예방을 위해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소비자들로선 텔레뱅킹으로 돈을 이체하기가 이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에 공문을 보내 텔레뱅킹 1일 최대 이체 한도를 낮추고 일정 금액 이상을 이체할 땐 추가인증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텔레뱅킹 보안 강화 방안을 지시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현재 인터넷뱅킹은 300만원 이상을 이체할 땐 ARS 인증을 거쳐야 하지만 텔레뱅킹은 이런 과정 없이도 이체할 수 있다”며 “이체 한도를 낮추고 거래 단계를 늘리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텔레뱅킹이 인터넷뱅킹보다 보안이 허술했던 게 사실”이라며 “연내 보안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고 본인인증 확인절차를 늘려 텔레뱅킹 보안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당국의 이 같은 방침이 현실화할 경우 결과적으로 거래단계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일반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져 민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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