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자궁경부암·두경부암·구인두암 환자는 매년 증가하지만, 이들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접종 예산은 감액돼 내년에도 백신 접종 지원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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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구인두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2020년 6만1892명에서 지난해 7만109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두경부암과 구인두암도 각각 2020년 39만7951명, 5466명에서 2023년 44만6322명, 6651명으로 증가했다.
HPV는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성기사마귀,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등을 일으킬 수 있지만 백신 접종을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여야 모두 대선 당시 ‘남녀 청소년 HPV 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여성 청소년 및 저소득층 여성에 한하여 2가 또는 4가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예산 감액을 이유로 내년에도 사업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5년도 질병관리청 전체 예산은 2024년 1조6303억원에서 2025년 1조2698억원으로 올해보다 22.1% 감액됐다. 그 중 국가예방접종(NIP) 사업 예산은 2024년 8010억2200만원에서 2025년 6018억3100만원으로 24.9% 감소했다.
남녀 청소년 HPV 백신 무료접종 사업은 OECD 38개국 중 33개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 중 28개국은 9가 백신 접종을 지원한다.
서 의원은 “HPV 감염 질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지원을 무산시키는 것은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며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복지 선진 국가와 의료강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질병청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