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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더 인공지능(AI) 연산에 특화된 AI 반도체(NPU)를 ‘우리 손’으로 개발하려는 사업이 첫발을 내딛는다.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원팀’을 이뤄 국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첫 사업으로 국내 데이터센터에서 NPU 반도체를 실제로 검증해보는 실증 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레퍼런스를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지원한다. 26일 과기정통부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NHN 사옥에서 ‘K-클라우드 프로젝트’ 1단계 실증사업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이날 주재한 제3차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 클라우드, AI 반도체 기업 등이 참여했다.
“레퍼런스 최대한 많이”
이번 실증 사업은 상용화 초기인 국산 NPU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해보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형태다. 민간과 공공 부문으로 나눠 각각 3년, 2년간 진행된다. 예산은 각각 약 65억원 수준이다. 이를 위해 국내 대표 클라우드, AI 반도체·서비스 회사들이 뭉쳐 참여했다.
일단 이번 사업에 최대 규모로 참여하는 곳은 NHN클라우드, 사피온코리아다. NHN클라우드는 민간과 공공 각각 연산 용량 11페타플롭스(PF) 이상의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사피온코리아가 20PF에 해당하는 칩을 공급한다.
KT클라우드와 짝을 맺은 리벨리온은 1차년도 2PF를 시작으로 3차년도까지 총 8.9PF 이상의 칩을 공급하며, 지능형 관제·헬스케어 AI 솔루션을 검증할 예정이다.KT클라우드는 초거대 AI ‘믿음’을 국산 AI 반도체 기반으로 상용화할 가능성을 이번 사업과 연계해 검증한다. 삼성전자와 제휴한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우선 퓨리오사AI의 칩을 적용해 자연어 처리, 교육, 안전 관제 분야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해볼 계획이다. 퓨리오사AI는 자사 NPU ‘워보이’ 뿐 아니라 차세대 칩 ‘레니게이드’도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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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용 NPU 먼저 도전
1단계 사업에선 엔비디아를 직접 대체하는 AI 학습용 반도체보단 현재 국내 AI 반도체 업계가 경쟁력을 지닌 추론용 저전력 NPU 검증이 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더 중요해지는 2단계, 3단계 사업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참여도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센터 인프라·하드웨어 개발 △데이터센터 컴퓨팅 소프트웨어 개발 △AI 반도체 특화 클라우드 기술 개발을 골자로 하는 약 1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예타 대상 선정을 위한 기획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과기정통부는 올해 서울대, 한양대, 카이스트를 AI 반도체 대학원으로 선정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세계적인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산 AI 반도체가 조속히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AI 반도체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AI 반도체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