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2학기 등록금 못내…정부, 재학생 학습권도 보장 못해"

26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성명
"나서서 교육 무너뜨린 교육부…외양간 부순 후 오라는 격"
  • 등록 2024-08-26 오후 6:55:03

    수정 2024-08-26 오후 6:57:03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의과대학 학생단체가 2학기 등록금 납부 거부 의사를 밝히며 재차 정부를 향해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의학교육 정상화 호소 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26일 성명을 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학기가 끝나도 학점을 바로 부여하지 않고 보완 기간을 두는 ‘Ⅰ(Incomplete) 학점제’를 도입 권고 등을 포함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는 3학기제 운영 등을 비롯해 성적처리·유급 관련 조치 등을 대폭 완화할 것을 각 대학에 권고하면서 의대생들에게는 학업에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의대협은 “기존 의대생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강 없이 수업을 들으면서도 1~2월 개강, 8월 개강을 하며 교육과정을 따라왔다”며 “이같은 학사 일정은 한국 의학교육의 우수한 질을 보장하기 위함인데 교육부는 이를 직접 나서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입생은커녕 재학생의 학습권도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복귀를 외치는 것은 외양간을 다 부숴놓고 돌아오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자발적인 휴학을 무기한 억제하고 학사일정을 뒤엎는 파행을 보여줬고 급기야 지난 6월에는 3학기제와 I(미완)학점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며 “의학 교육의 붕괴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숨기는 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의대협은 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 정부의 책임 인정·사과 등을 담은 기존의 대정부 요구안을 재차 제시하며 “졸속한 의대 증원 정책은 근원부터 잘못됐다. 가르칠 사람도 건물도, 돈도 준비 안 된 정책으로, 걸음마도 시작하지 못할 증원”이라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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