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안보이는’ 與, 반기문에 남경필·원희룡 조기등판론도 솔솔

  • 등록 2016-04-21 오후 4:33:23

    수정 2016-04-21 오후 4:41:28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20대 총선 참패로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년 전인 19대 총선 때만 해도 ‘박근혜’라는 확실한 차기 카드 탓에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당내 경선은 요식행위였고 대선 본선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새누리당 상황의 정반대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의 수준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의 유력 차기주자들이 궤멸적 수준의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의 시선은 조심스럽게 외부로 향하고 있다. 한때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고리로 친박계의 유력한 영입대상이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차차기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에 대한 구애의 손짓도 보다 본격화되고 있다.

◇차기 1위 文 26.5%·2위 安 18.8%…與 오세훈·김무성·유승민 10% 이하

새누리당의 차기 유력 주자들이 20대 총선에서 입은 정치적 타격은 심각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차기구도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그려야 할 정도라고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야권이 기존 문재인·안철수라는 양강구도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대구 수성갑 김부겸 당선자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21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발표한 4월 3주차 주중집계(18∽20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에 따르면, 차기 주자는 야권의 압도적 우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5%로 1위,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8.8%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9.6%, 총선패배 책임론으로 정치적 갈림길에 직면한 김무성 대표는 7.8%로 각각 10%를 밑돌며 하락세를 보였다. 대구 수성갑에서 패배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하면서 정치적 재기가 불투명한 수준이다. 새누리당 공천파동 정국에서 여권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무소속 당선자인 유승민 전 원대대표 역시 3.7%에 그쳤다. 유 전 원내대표의 경우 총선에서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지만 여권의 차기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복당’이라는 쉽지 않는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자료=리얼미터)


◇홍문표 “반기문, 훌륭한 분”…남경필·원희룡 조기등판 ‘정치는 생물?’

새누리당의 히든카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반기문 총장은 야권의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와의 경쟁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그동안 야권에 밀려왔던 차기 구도를 일거에 역전시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이다.

리얼미터가 21일 CBS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선 양자대결(18∽19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반 총장은 문 전 대표와 초접전 양상을 벌였고 안 대표와는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문재인(42.8%) vs 반기문(42.3%) 양자대결’에서는 0.5%p의 초박빙 접전을, ‘반기문(41.0%) vs 안철수(32.3%) 양자대결’에서는 8.7%p 우세했다.

홍문표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은 21일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과 관련해 “대망이라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70% 정도 있어야 되고 나머지는 주위여건이 맞아야 된다고 본다”면서 “국제적 감각이라는 면으로 봐서는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을 제외하면 새누리당의 시선은 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 돌아간다. 17대 국회 이후 소장파를 대표하면서 일찌감치 차차기 주자로 꼽혀온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주인공이다. 물론 두 사람의 임기는 2018년 6월까지로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중도 사퇴해야 한다. 현 단계에서 차기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다.

남경필 지사측 관계자는 “차기 대선 정국에서 정권교체에 따른 여권 지지층의 불안감이 커질 경우 언제든지 차출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현재 도정에만 힘쓰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측 관계자 역시 “기존 대선 판에 중대한 변화가 왔지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얄팍하게 대응한다면 이는 총선 민의를 거스르는 일”이라면서 “당 혁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실천이 우선이고 대선주자 고민은 그 다음”이라고 밝혔다.

(자료=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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