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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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이 주식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증시 내 위상도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맏형 삼성전자가 최근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것과 달리 현대차는 2인자 자리를 한국전력에 내준지 이미 오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진에 대해 자동차업계 수요 시장의 성장성 정체,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주력모델의 경쟁력 약화, 친 환경차 등 차세대 자동차 라인업의 부진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시가총액은 8월31일 기준 29조296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1301조2488억원)의 2.25%를 차지했다.
현대모비스(012330)와
기아차(000270)는 각각 25조3581억원(1.95%), 17조50억원(1.31%)으로 이들 3인방의 전체 시총은 71조6598억원(5.51%)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지난 2014년8월29일 3사 시가총액 104조7518억원(현대차 51.3조, 모비스 28.6조, 기아차 24.8조)과 비교해 33조919억원 급감한 수준이다. 2년 새 3사의 시총 비중도 8.46%에서 5.51%로 2.95%포인트 하락했다.
각사의 시총 순위도 뒷걸음질쳤다. 현대차는 오랜 기간 지키던 2위 자리를 올해 한국전력에 내주며 3위로 밀려났다. 2년 새 현대모비스는 5위에서 8위로, 기아차는 9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저유가 시대를 맞으면서 현대차그룹 주력모델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한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고가 매입 이슈와 차세대 자동차 라인업의 경쟁력 약화도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현대차 주력 모델인 중소형 세단 차량보다 SUV 차량 등의 선호도가 커진 것이 현대차그룹에 타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2014년 상반기까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거래되다 이후 하락세로 전환, 지난 2월 30달러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이정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 라인업이 경쟁사대비 약했던 것이 주가 부진의 원인”이라며 “무엇보다 컸던 주가 하락의 트리거는 지난 2014년 9월 한전부지 고가(10조5500억원) 매입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친환경·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선도기업을 제외하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반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며 기존 자동차 산업 자체의 성장 한계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3인방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배구조 개편,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할 때 주가가 바닥을 찍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가 상승 모멘텀에 주목할 때라는 것.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에 그치는 등 대부분 계열사의 주가가 PBR 1배를 밑돌고 있다”며 “부정적인 요인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편, 크레타 생산에 따른 러시아공장 판매 회복, 미국 제네시스 출시 등 주가상승 모멘텀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