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으로 ‘빅5’(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 병원 수술·입원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병원 인근의 상권과 약국 등에 불똥이 튀었다. 여기에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현실화하고 이들 대형병원의 기능이 마비되면 이들의 생계까지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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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수서역은 삼성서울병원(서울 강남구, 약 2㎞), 서울아산병원(서울 송파구, 8㎞), 서울성모병원(서울 서초구, 14㎞) 등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 수서고속철도(SRT) 등 여러 노선이 맞물려 있어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중증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방 거주 국민 가운데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숫자는 2022년 기준 71만명에 달했다. 자연스레 수서역을 중심으로 상권도 형성됐지만 이 상권은 지난달 19일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이 시작된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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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운명 공동체’인 약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병원이 외래 진료를 줄이고 신규 환자를 받지 않으면서 처방전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는 탓이다. 약국들은 임대료와 인건비는 고정 지출인데 환자 수만 감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환자보다 약사 수가 더 많은 약국도 있었다.
의료기기 판매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대병원 정문에 위치한 ‘ㄹ’의료기기 판매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원래 병동으로 기저귀 등 배달도 많이 했는데 요즘엔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사태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 2907명의 근무현황 점검에서 지난 8일 오전 11시 기준 계약 포기 및 근무 이탈자는 1만1994명으로 92.9%에 달한다. 복지부는 지난 11일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5565명에게 면허정지 처분 사전 통지서를 발송하는 등 행정절차에 착수했지만 의사들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