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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같은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산학연이 뭉쳐 국산 AI 반도체(NPU)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가총액 1조달러 기업이 된 엔비디아의 독주에 제동을 걸며, 점차 커지는 AI 반도체 시장을 국가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올해 553억달러(약 72조원)에서 오는 2026년에는 861억달러(11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절반에 달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반도체 경쟁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산업 전쟁이며, 국가 총력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초거대 AI 시대가 오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품귀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GPU 수요는 급증했다. 하지만, GPU 시장의 90%는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 GPU는 게임을 위한 그래픽 성능 향상에 쓰였지만, 범용화되면서 AI 연산에 쓰이고 있다. 그런데 GPU보다 AI에 특화된 시스템 반도체가 NPU다.
이번 사업은 민간(3년)과 공공(2년)으로 나눠 데이터센터에 국산 NPU를 설치해 AI 반도체 기업들이 레퍼런스를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나아가 국내 클라우드 산업까지 키워보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예산은 올해 376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약 1000억원이 들어간다. 3단계까지 들어가는 예산은 8000억원이 넘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착수보고회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선두지만, 반도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에선 아직 실력이 약한 상황”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시스템 반도체로 확장하고, 클라우드로 이어지는 새로운 기술과 혁신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팀’으로 뭉쳐 클라우드와 AI 반도체를 접목해 성장과 수출의 미래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도 산업은행,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협약식’을 열었다. 메모리 중심의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을 시스템 반도체로 확장하기 위한 민관 합동 펀드로 총 300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