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인공관절을 만드는 코렌텍(104540)의 최대주주는 선두훈 대표지만 그는 회사 운영보다 제품을 개발을 전담한다. 영업이나 마케팅 등 경영활동은 각자대표인 홍성택 대표가 주로 담당한다. 서로의 전공도 다르다. 최대주주인 선 대표는 의학, 홍 대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코렌텍 관계자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한 지 5년째로 서로의 전문 분야에 집중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에서 2명 이상의 대표이사를 내세우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른바 ‘투톱’ 시스템이다. 지난 2013년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35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 가운데 각자 대표이사 체제인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장한 40개사 중에서 6개사가 각자 대표이사 체제였다. 7곳 중 한 곳은 각자대표를 내세운 회사라는 뜻이다.
‘쿠키런’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데브시스터즈(194480)는 이지훈 대표가 개발본부를, 김종흔 대표가 마케팅본부를 각각 담당한다. 제조업체인 테라셈(182690) 오이솔루션(138080) 대창스틸(140520) 등도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유지된다. 창해에탄올(004650) 역시 임성우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서상국 사장이 회사업무 전반을 맡는 등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올해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37개 기업 가운데 각자 대표이사 체제인 곳은 5곳이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인 콜마비앤에이치(200130)는 김치봉 대표가 경영 총괄을, 정화영 대표가 경영 관리를 각각 담당한다. 포시에스(189690)는 조종민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아내인 박미경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이달 상장한 에치디프로(214870)를 포함해 유지인트(195990) 싸이맥스(160980) 등도 각자 혹은 공동 대표이사 체제다.
올해 대표이사를 변경한 기업 가운데서도 각자 혹은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바꾼 기업이 적지 않다. 지어소프트(051160) 해성옵틱스(076610) 기가레인(049080) 뉴프라이드(900100) 등 45개사(중복 포함)에 달했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거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부이사장은 “대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최고경영자(CEO) 홀로 연구개발(R&D)뿐 아니라 경영과 IR, 마케팅 등을 모두 총괄하기 쉽지 않다”며 “전문경영을 도입해 기업 경영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