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비켜" 중기, 中공략 재시동 '부릉부릉∼'

코웨이, 중국 광저우에 R&D센터 구축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비엔디생활건강 연내 광저우에 영업법인 설치·데이터스트림지 中업체와 합작법인
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교역부문 해빙기 돌입 분석
  • 등록 2017-10-31 오후 2:28:19

    수정 2017-10-31 오후 7:42:57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7 CAPE 엑스포’에 참가한 코웨이 부스 전경 (제공=코웨이)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친환경세제 등 생활필수품에 주력하는 비엔디생활건강의 이바울 회장은 중국 광저우에서 31일 닷새간 일정으로 개막한 무역박람회 ‘제122회 캔톤페어’ 현장을 찾았다. 올해 3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 전시회를 방문했던 이 회장은 반년 만에 찾은 중국 현지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 베이징 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중국 공안이 한국관 앞에서 감시하듯 서 있었고 분위기도 험악했다. 한국관을 찾는 참관객도 드물었다. 하지만 캔톤페어 전시회엔 첫날부터 많은 이들이 한국관을 찾고 있다. 한류 열풍이 한참 불던 때와 유사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비엔디생활건강은 중국과의 교역이 해빙기에 들어갔음을 확인하고 한동안 보류했던 현지 거점 마련도 재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광저우 지역에 영업을 위한 법인을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주춤했던 국내 중견중소기업(이하 중기)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최근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웨이와 비엔디생활건강, 핸디소프트, 데이터스트림즈 등 중기들이 최근 중국에 거점 마련을 추진하고 현지 업체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하는 등 중국 공략에 재시동을 걸고 있는 것. 이는 사드 보복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이상 이어진 중국과의 정치적 냉각기가 최근 빠르게 해빙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활가전기업 코웨이(021240)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7 CAPE 엑스포’에 부스를 마련하고 참가했다. 통상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행사 정도만 참여하는 이 회사가 이번 베이징 엑스포에 참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코웨이는 올해 4월 중국 광저우 판위과학단지에 R&D생산관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중국시장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 현지 공략에 가속도를 내기 위함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중국과의 정치와 교역이 최근 해빙무드에 들어가면서 공기청정기 등 중국시장을 겨냥해 만든 제품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관련 소프트웨어에 주력하는 데이터스트림즈는 중국 심천윈조과기유한공사와 최근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심천윈조과기유한공사는 중국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업체로 차이나모바일, 텐센트 등과 거래한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등을 중국 현지 업체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영상 데이터스트림즈 대표는 “합작법인을 통해 향후 3년 내 중국 현지에서 500억원 이상 매출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룹웨어 등 소프트웨어 업체인 핸디소프트(220180)는 중국 유통기업 ‘쑤닝’과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자체 클라우드 그룹웨어를 텐센트의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공급할 예정이다. 그룹웨어는 각종 기관과 기업 등에 전자결재, 이메일, 게시판, 일정관리 등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협업용 소프트웨어다. 장인수 핸디소프트 대표는 “이번 쑤닝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중국 현지에서의 클라우드 그룹웨어 사업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전장·부품업체인 아이에이(038880) 역시 중국 자동차 공조시스템업체인 ‘차오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번 제휴로 양사는 중국 내 전기자동차 시장에 진출해 안정적인 부품 판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에이 측은 “자동차 및 전력반도체, 모듈 분야에 강점을 보유한 아이에이와 차량용 공조시스템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차오리가 상호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자동차 전장·부품 개발 및 상용화 등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정치에 이어 교역 부문에서도 사드 보복 악재에서 벗어나 빠르게 해빙무드로 전환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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