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전기차 판이 바뀐다…8월 '베스트셀링' 모델 살펴보니

폭스바겐 ID.4 첫 진입…눈에 띄네
'이례적 프로모션' 나선 테슬라
수입 전기차도 '대중화' 노선 집중
가격·성능 모두 잡은 전기차 알릴 듯
  • 등록 2024-09-06 오후 5:44:20

    수정 2024-09-06 오후 5:44:20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합리적 가격과 높은 품질을 갖춘 ‘볼륨(양산형)’ 모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파격 할인을 단행한 폭스바겐 ID.4가 1000대 가까운 실적을 올린 가운데, 테슬라도 프로모션으로 1위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프리미엄’에 집중하던 수입차 업계가 전기차 만큼은 이를 포기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돌아서는 게 아니냔 예측도 나온다.

폭스바겐 순수 전기 SUV ID.4 (사진=폭스바겐코리아)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8월 ‘베스트셀링’ 차량 상위 5종 중 3종이 전기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스바겐 전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가 911대 팔리며 4위에 오른 것이 이례적이다. 올해 7월 355대 판매에 그쳤던 ID.4가 세 배 가까이 판매량을 파격적으로 늘리며 깜짝 실적을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완성차 업계는 폭스바겐 ID.4가 지난 8월 호응을 얻은 가장 큰 이유로 ‘가성비’를 들고 있다. ID.4 가격은 트림에 따라 5490만~5990만원부터 시작한다.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3000만원대까지 내려간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ID.4 대상 특별 프로모션도 벌이고 있다. 1386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 상위 트림(5990만원) 차량을 서울시에서도 3999만원에 실구매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하고 1회 충전 시 복합 421킬로미터(㎞)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등 성능도 확실하다. 높은 상품성을 갖춘 데다 파격 할인까지 거듭한 만큼 경제성을 고려한 신차 수요를 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꾸준히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이어갔다. 올 8월 테슬라 모델 Y는 1215대, 모델 3는 921대가 각각 판매됐다. 지난 3월 이후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는 수입차 베스트셀링 1위 자리를 번갈아가며 지키는 중이다.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코리아)
테슬라 역시 다양한 혜택을 통해 ‘1위 굳히기’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월부터 모델 Y와 모델 3 오는 9월 30일까지 전 트림 차량을 인도하는 고객에게 특별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다. 모델 Y는 롱레인지 모델에 한해 가격을 300만원 내린 6099만원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수입 전기 승용차 시장이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한 판매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올해 8월 수입 전기차는 전년 동월 대비 40.6% 늘어난 4115대가 신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작년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던 테슬라를 제외할 경우, 신규 전기차 등록 대수는 1907대로 전년 동기(2926대) 대비 34.8% 감소했다.

그런 가운데 프로모션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전기차 구매 시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잡으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프리미엄을 고수하던 각 브랜드가 파격 할인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대세이던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촉을 위해 ‘가성비’를 강조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앞으로 수입 승용차 시장의 프로모션 양상이 바뀔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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