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혁신안 통과에 '재신임' 배수진

文측 "이대로 가다가는 죽도 밥도 안 돼"
안철수 "혁신안 통과에 집착 실망스럽다"
  • 등록 2015-09-09 오후 5:01:05

    수정 2015-09-09 오후 5:05:22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혁신위원회의 공천 혁신안 통과에 당대표직을 걸며 ‘배수진’을 쳤다. 혁신안 처리 이후에도 당의 단결을 위해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비노(비노무현)·비주류 측에서 혁신위 활동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총선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거론하며 문 대표 사퇴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재신임 카드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공천 혁신안이 통과된 후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안이 부결되거나 제가 재신임을 얻지 못하는 어떤 경우에도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혁신안은 국민공천단 70%, 권리당원 30%로 선거인단을 정하되 안심번호제가 도입될 경우 국민공천단을 100%로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비주류 측에서는 당원주권이 무너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혁신안은 오는 16일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되면 최종 확정된다.

문 대표가 재신임 카드로 정면돌파를 선택한 이유는 혁신안이 중앙위에서 부결되면 사실상 ‘식물대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혁신안의 부당성을 들며 문 대표 흔들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며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최근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다” “개인의 정치적 입지나 계산, 계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끊임없이 탈당과 분당, 신당 얘기를 하면서 당을 흔드는 것은 심각한 해당(害黨)행위”라고 언급한 것도 극적인 계기가 없이는 리더십 재확립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

문 대표 측 다른 관계자는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오히려 문 대표를 흔들어 개인적·계파적 이익을 취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비노·비주류 측에서는 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꺼낸 것이 친노의 전형적인 이분법적인 사고가 반영된 ‘꼼수 정치’라는 반응이 나왔다.

비노 수도권 재선 의원은 “나만이 선이고 나만 옳으니까 내뜻대로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친노의 당파성이 엿보인다. 일종의 협박”이라며 “중앙위를 장악해놓고 재신임을 묻는다는데 정 하고 싶으면 전당대회를 열면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문 대표가) 혁신안 통과에 집착하는데 혁신안이 통과된다고 총선 승리 전망이 나아지느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고 설득해야 할 분이 본질이 아닌 부분에 집착하고 있어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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