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스쿨존 사고' 영상 확산..."누나, 나 자전거 못 타겠다"

  • 등록 2020-05-26 오후 3:42:11

    수정 2020-05-26 오후 4:01:3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경주 스쿨존 사고’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난 25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한 남자 어린이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뒤에서 들이받은 뒤 바로 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지나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누리꾼은 “영상에 나오는 아이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제 동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A(누리꾼 동생)와 아이B가 실랑이가 있었는데, B의 엄마가 자전거 타고 가던 A를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차로 쫓아가 고의로 들이박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를 고의적으로 냈고 사고난 구역도 스쿨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세한 사항은 파악 중이나 고의적으로 자전거 타고 가는 아이를 차로 쫓아와서 들이받는 경우가 사람으로서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싶다”며 “A는 금일 막 입원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랑이라는 단어로 표현해서 그렇지 사실 아이들끼리 아무 일도 아닌 일을 갖고 아이를 쫓아와서 역주행까지 해가며 중앙선까지 침범하고 고의적으로 아이를 들이받는다”라며 “사고가 난 곳은 경상북도 경주시 동천초등학교 근처 스쿨존이고 심지어 코너에 들어오기 전 도로마저도 스쿨존”이라고 강조했다.

‘경주 스쿨존 사고’ 영상 (사진=인스타그램)
그는 “목격자 분들의 증언에 의하면 브레이크등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며 “혹시나 무언가에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면 급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그러나 영상 속 운전자는 급브레이크는 커녕 오히려 자전거 바퀴가, 그리고 아이의 다리가 밟힐 때까지 엑셀을 밟는다. 거침없이 엑셀을 밟고 치고 나간다. 영상에서 보면 알겠지만 차가 덜컹 거린다”고 주장했다.

또 “(운전자가) 차에 내려서도 아이에게 괜찮냐 소리 한마디 안 했다. 고의적으로 박았으니 괜찮냐는 소리가 나올 턱이 없다”며 “심지어 119에도 다른 목격자가 신고했다”고 했다.

그는 “이건 명백한 살인행위”라며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입에서 ‘누나 나 이제 트라우마 생겨서 자전거 못 타겠다. 차도 트라우마 생겨서 못 타겠다’ 라는 말이 나온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정말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힌 사고 피해 학생의 누나는 “이 영상이 없었다면 영상 속 아이 엄마 운전자는 그냥 단순한, 그리고 경미한 사고였다고 말할까”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내용의 글과 사고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지면서 26일 오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경주 스쿨존 사고’가 오르내렸다.

영상 속 피해 학생은 9세 초등학생으로, 사고가 나기 전 놀이터에서 운전자의 딸과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 가족 측은 “운전자가 자신의 아이를 때려놓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놀이터에서부터 200여m를 뒤쫓아와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가해 운전자에 대해 사고 경위와 고의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고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만큼 가해 차량이 제한속도 준수 등 이른바 ‘민식이법’을 지켰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민식이법에 따르면 어린이를 사망케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 상해를 입혔다면 500만∼3000만원의 벌금이나 1∼15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사고 영상을 공개하고 피해 사실을 호소한 학생 누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운전자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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