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헌법재판소는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위안부 피해자 29명과 유족 12명이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소원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 사망한 청구인들을 제외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각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의연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할머니들이 받은 상처를 좀 더 어루만져줄 기회가 될 수 있었으나 헌재가 그런 부분을 못 해준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오늘 헌재 결정은 결국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가 조약도 아니고 정치적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라면서도 “이 합의가 공식적인 협상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가 합의 자체의 성격이나 효력을 감안해 좀더 과감하게 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하는 과정으로 나가야 하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피해 할머니들은) 어찌 보면 모욕적이기까지 한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로 괴로워하시고 고통을 받으셨는데, 헌법재판소가 우리나라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일본 정부가 국제 보편 기준에 따라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 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헌재가 한일 위안부 합의가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의미 있지만, 그럼에도 피해자들이 이 합의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행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아 아쉽다”며 “원점으로 돌아와 헌재가 밝힌 것처럼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의무가 있고 개인의 청구권이 살아 있다는 걸로 이해하고 다시 한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