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금융회사에 비용절감 넘어 사업기회 될 것"

제1회 분산경제포럼서 전통금융인들 블록체인 낙관
임태섭 성대 교수 "새 투자자산 제공, 비용 절감 기대"
황승준 한화생명 실장 "국내 금융사도 관련투자 늘릴 것"
  • 등록 2018-04-03 오후 2:09:09

    수정 2018-04-03 오후 2:18:37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이 비용 절감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투자나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던 임태섭 성균관대 MBA 교수는 3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분산경제포럼 `세션2 전통금융인의 블록체인 적용 전망`에서 토론자로 나서 “기존의 전통적인 자산과는 연관성이 적지만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암호화폐가 투자 위험 분산을 가능하게 해주고 트레이딩 파트에서는 새로운 투자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의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이를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임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암호화폐가 커머디티처럼 하나의 상품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며 “규제당국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은 공통된 프로토콜이 없어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국내에서도 은행연합회나 금융투자협회 등 금융유관단체들이 주도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승준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장도 “최근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써클이라는 스타트업이 미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인수했는데 이는 하나의 신호탄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올 것인데 금융투자업계에 이어 올해말쯤 되면 은행권에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공인 인증이 도입될 것이며 보험권에서도 병원에서 의료비를 지급하고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때 스마트 계약 기반 서비스가 나올 것이며 이는 자동차 보험 보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황 실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서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협업이나 상호신뢰 원칙을 가진 블록체인은 이같은 시행착오를 빠르게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업체인 액투(Acttwo) 테크놀러지스를 운영하는 오재민 대표는 “블록체인에서는 금융회사의 신뢰를 깨지 않으면서도 레거시를 혁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블록체인은 금융업에 새로운 자산 편입을 넘어 트레이딩부문이나 신탁 등에서 하나의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고 점쳤다. 이어 “금융업에서는 매우 큰 IT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점점 금융이 고도화되면서 시스템이 더 무거워지고 속도는 느려지는데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물론 블록체인이 이를 다 해결해줄 순 없지만 분명 의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며 일부 백오피스를 대체하면서 비용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창희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최근 편의성이나 국경을 초월한 자금조달, 규제 부재 등으로 인해 암호화폐공개(ICO)가 기업공개(IPO)를 일정 부분 대체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 등을 중심으로 ICO가 꾸준히 자금 조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또 “비트코인 선물도 상장됐는데 변동성을 낮춰 위험 관리를 해주는 것인데, 가치 안정을 도모해 이 시장이 조기에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 본부장은 아울러 “굉장히 많은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파생상품시장에서는 블록체인의 낮은 안정성 때문에 적용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카운터파티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대목에서 청산 결제 등에서 블록체인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진화해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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