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일각에서는 이대로 합의된다면 과거 세차례 개혁 당시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미봉책’으로 혹평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금개혁 특위·실무기구, 28일 비공개 만찬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연금개혁 특위에 속한 여야 의원들과 실무기구 공동위원장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이날 비공개 만찬을 통해 막판 접점찾기를 시도한다.
여·야·정·노 등 각 주체들은 이미 주요 쟁점에 대해 입장차를 좁혔다. 공무원 기여율과 정부 부담률은 각각 9.5%씩 해서 총 19%(현행 공무원 7% 정부 7%) 정도로 가닥이 잡혔고, 공무원이 받는 지급률(현행 1.9%)은 1.7%(정부·여당 주장)와 1.79%(공무원단체 주장)를 두고 타결을 앞두고 있다. 이는 기여율 7%+알파(α)와 지급률 1.9%-베타(β)를 각각 제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자체안과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정부·여당이 마지노선으로 삼은 김용하안(총 기여율 20% 지급률 1.65%)보다 약간 후퇴하는 수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특위 한 관계자는 “기여율과 지급률 등 주요 쟁점은 이미 입장차가 거의 좁혀졌다”면서 “만찬에서 의견을 모은 후 나머지 쟁점들도 차차 정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인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거의 합의를 봤다고 볼 수 있다”고 했고, 야당 간사인 강기정 새정치연합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99.9%까지 진행됐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소득재분배 도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무원연금은 당초 소득에 비례하는 형태였는데, 이를 국민연금처럼 하위직은 많이 받고 상위직은 적게 받는 식으로 유도하자는 것이다. 공무원단체가 특히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년짜리’ ‘반쪽짜리’ 개혁 혹평도 많아 논란
하지만 이번 개혁의 강도에 대한 논란이 추후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09년 이후 불과 5~6년 만에 개혁 작업에 들어간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된’ 개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서는 또 ‘5년짜리’ ‘반쪽짜리’ 개혁 밖에 안됐다는 자성도 나온다. 오히려 여권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있다.
여당 한 의원은 “기여율 9.5%에 지급률 1.7%대로 가면 또 국민들의 세금을 가져다 쓸 수 밖에 없다”면서 “5년 후에는 또 개혁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통합하는 구조개혁이 무산되면서 공적연금간 형평성 문제는 이미 물건너갔고, 그나마 재정절감 효과라도 극대화해야 하는데 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연금에 밝은 수도권 소재 한 사립대 교수는 “10년 이상 재직자는 제외된 2009년 당시 개혁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혹평하면서 “그런데 이번 연금 개혁도 그때와 별반 다른 것 같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