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기 외교안보라인 출범..남북·북미 대화 탄력받나

文대통령, 서훈·박지원·이인영 등 외교안보라인 물갈이
정의용·임종석도 측면 지원..확대 재편한 외교안보 인사
경색된 남북 관계 풀겠다는 의지 엿보여
  • 등록 2020-07-03 오후 6:03:22

    수정 2020-07-03 오후 6:03:22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을 내정했다.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임명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사실상 2기 외교안보라인을 정비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안보 투톱인 국가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을 교체했고 통일부 장관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을 앉혔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경색된 남북 관계를 돌파해보려는 의지가 엿보인 인사라는 평이다.

문 대통령은 3일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국정원장에는 박지원 전 의원을 깜짝 지명했다. 통일부 장관에는 4선의 여권 핵심 인물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대북라인의 주요 인물을 대거 쇄신한 것이다.

그간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이끈 기여를 인정받았다. 다만 최근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지해온 외교안보라인의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남북미 관계는 개선해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훈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의 틀을 만들어낸 핵심 라인이다. 서 실장에 안보실장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는 한편, 김대중 정부에서 ‘대북통’으로 유명한 박지원 전 의원을 가세시켰다. 여기에 전대협 의장 출신인 이인영 의원까지 더하면서 대북 라인 진용을 완성했다.

북한에 대한 대화 시그널을 강력하게 보내는 효과가 기대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특히 임 전 실장의 경우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성공시킨 전례가 있다.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평생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해온 국정원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라며 “외교안보 분야 풍부한 전문성과 국정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한 안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란 국정 목표 달성해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2000년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 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통일장관 기용도 “더불어민주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관계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을 확대 재편하면서 대북전단(삐라) 살포에 반발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했던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북미 대화를 재추동하는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새로운 진용을 갖춘 외교안보라인을 통해 실현될지 귀취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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