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너구리' 스치기만 했는데 1만8000톤 케이슨 유실

간접영향권 제주도 피해 잇따라
해군기지 건설현장 1만8000톤급 케이슨 2기 유실
1만3000여가구 정전
  • 등록 2014-07-09 오후 10:13:59

    수정 2014-07-09 오후 10:13:59

[이데일리 뉴스속보팀]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쳐 피해가 속출했다.

9일 오후 제주도청등에 따르면 이날 북상 중인 ‘너구리’로 인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 남방파제에 설치한 1만800t짜리 케이슨 2기가 파도에 밀려나가고 1만3000여 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459.0㎜, 어리목 271.0㎜, 진달래밭 281.5㎜ 등을 비롯해 제주 64.9㎜, 서귀포 55.0㎜, 성산 43.2㎜, 아라 135.0㎜, 유수암 90.0㎜, 선흘 78.5㎜, 강정 70.0㎜ 등을 기록했다.

바람도 최대순간 풍속이 가파도 33.8m, 마라도 26.7m, 고산 27.5m, 제주 22.7m, 서귀포 19.5m를 기록하는 등 한동안 거세게 불었다.

강풍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의 남방파제 끝 부분에 설치한 케이슨 2기가 강한 파도로 방파제 안쪽으로 10여m 이상 밀려나갔다. 방파제 공사용 대형 구조물인 케이슨은 폭 40.6m, 길이 25m, 높이 25.5m 크기로 무게는 1기당 1만800t 정도다.

이들 케이슨은 지난 6월 말 남방파제 끝에 설치한 것으로, 해군은 케이슨 안쪽에 무게를 늘리는 속채움공사를 40%밖에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잇따라 내습했을 때도 해군기지 공사현장의 케이슨 7기가 파손돼 큰 피해가 났었다.

해군은 10일 기상이 좋아지면 피해 상황을 조사할 방침이다.

항공편 결항도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제주공항에 태풍경보와 윈드시어 경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출발·도착 항공편 236편(국제선 36, 국내선 200)이 결항하는 등 오후 들어 결항이 속출했고, 100여편은 지연 운항했다.

공항 관계자는 “항공편을 이용하려는 도민이나 관광객 등은 공항을 찾기 전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바닷길도 전면 통제됐다. 강한 비바람과 높은 파도로 이날 제주∼목포, 제주∼부산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과 모슬포∼가파도∼마라도 등 본섬과 부속 섬을 잇는 도항선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도내 항·포구에는 선박 2천여척이 대피해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오는 10일까지 제주에 20∼60㎜, 산간 등 많은 곳은 150㎜ 이상 비가 더 내리겠으며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도 있겠다며 안전사고나 시설물 관리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너구리가 앞으로 점차 동북동진하며 약화되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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