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제주도청등에 따르면 이날 북상 중인 ‘너구리’로 인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 남방파제에 설치한 1만800t짜리 케이슨 2기가 파도에 밀려나가고 1만3000여 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459.0㎜, 어리목 271.0㎜, 진달래밭 281.5㎜ 등을 비롯해 제주 64.9㎜, 서귀포 55.0㎜, 성산 43.2㎜, 아라 135.0㎜, 유수암 90.0㎜, 선흘 78.5㎜, 강정 70.0㎜ 등을 기록했다.
바람도 최대순간 풍속이 가파도 33.8m, 마라도 26.7m, 고산 27.5m, 제주 22.7m, 서귀포 19.5m를 기록하는 등 한동안 거세게 불었다.
강풍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들 케이슨은 지난 6월 말 남방파제 끝에 설치한 것으로, 해군은 케이슨 안쪽에 무게를 늘리는 속채움공사를 40%밖에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잇따라 내습했을 때도 해군기지 공사현장의 케이슨 7기가 파손돼 큰 피해가 났었다.
해군은 10일 기상이 좋아지면 피해 상황을 조사할 방침이다.
공항 관계자는 “항공편을 이용하려는 도민이나 관광객 등은 공항을 찾기 전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바닷길도 전면 통제됐다. 강한 비바람과 높은 파도로 이날 제주∼목포, 제주∼부산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과 모슬포∼가파도∼마라도 등 본섬과 부속 섬을 잇는 도항선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도내 항·포구에는 선박 2천여척이 대피해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오는 10일까지 제주에 20∼60㎜, 산간 등 많은 곳은 150㎜ 이상 비가 더 내리겠으며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도 있겠다며 안전사고나 시설물 관리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너구리가 앞으로 점차 동북동진하며 약화되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