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서 경쟁과 협력 관계의 축이었던 동교동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합동 조문했다. 동지이자 영원한 맞수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도 빈소를 방문해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박지원 의원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투명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경 이희호 여사와 함께 빈소를 찾은 박 의원은 고인과의 일화에 대해 묻자 손사레를 치며 이 여사를 보필하는데 집중했다.
휠체어를 타고 이날 빈소에 들어선 이 여사는 박 의원과 함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고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와 인사를 나눴다. 인사를 마친 이 여사는 빈소를 나설때 박 의원의 부축을 받아 차량에 탑승했다. 이 여사는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어제 애도를 표한 것으로 대신하며 말없이 현장을 떠났다. 이 여사는 어제 “국민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동교동계는 애증의 관계로 한국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대다.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 2차 투표에서 YS가 DJ에게 역전패하며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1987년 대선 때 야권 후보로 나선 두 사람이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며 본격적으로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YS는 민정당 공화당과의 3당 합당으로 1992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야권 후보였던 DJ는 정계를 은퇴했다.
이렇게 사이가 멀어진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YS가 DJ를 문병하면서 화해의 악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