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아시아나 새 지주사 '금호기업' 설립

금호기업 통해 금호산업 인수한 뒤 그룹 지배
접촉 중인 FI·SI 출자자 참여로 인수대금 마련
금호기업 지분은 채권단에 다시 담보로 제시
  • 등록 2015-10-30 오후 6:51:35

    수정 2015-10-30 오후 6:51:35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배할 새 지주회사 간판이 금호기업으로 결정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산업(002990)을 인수한 뒤 금호기업의 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6일 광주지방법원에 금호기업 설립 등록을 마쳤다.

금호기업은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 목적은 △다른 회사의 주식, 증권, 파생상품 투자 △자금차입 또는 채무보증 활동 △자회사에 대한 사업목표 부여 및 사업계획 승인 △자회사의 경영성과 평가 및 보상 결정 등이다.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가 수행할 역할을 명시한 것이다.

금호기업의 사내이사는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등 3명이다. 감사는 이용욱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법무담당 전무가 맡는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 시나리오 윤곽이 드러났다. 박 회장은 우선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 9.9%와 금호타이어(073240) 지분 8.1%를 매각한 자금을 금호기업에 투입해 대주주가 된다. 시장의 전망대로 박 회장이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2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면 금호기업 지분 30% 안팎을 보유할 수 있다.

여기에 현재 접촉 중인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로부터 출자를 받아 5000억원가량을 확보하면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 대신 FI와 SI들은 금호기업 지분을 받게 된다.

박 회장은 이날 금호기업 지분을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에 담보로 맡긴다고 공시했다. 다만 담보한도와 담보금액 등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박 회장이 최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 금호타이어 지분을 대체하기 위한 조치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에 대한 담보권을 해제한 바 있다.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 자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연내 금호산업 인수를 완료하기 전까지 금호기업은 실체가 없는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과 현재로서는 자본금 5000만원짜리 기업의 지분을 맞바꾼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기업을 그룹의 새로운 정점으로 삼아 새판 짜기에 나섰다”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실패할 경우 담보로 잡았던 금호타이어 지분을 날릴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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