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증권가에서 도는 우스갯소리지만 농담으로만 들리진 않는다. 우리 주식시장이야 오전 9시에 출발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와 중국 증시의 상관관계가 높아진 탓에 중국 상하이 증시가 시작되는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오전 9시30분)이 돼야 그 날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증시의 중요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실제 상관계수로만 따져도 코스피와 상하이종합지수의 사이는 밀접해졌다. 지난 2012년 0.32에 그쳤던 두 지수간 상관계수는 2013년 0.48, 지난해 마이너스(-)0.21에서 올해 0.76으로 확 높아졌다. 이는 코스피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관계수인 0.73보다도 높아진 수준이다.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대(對)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중국 경제 호황과 함께 성장해온 우리나라로선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그 무엇보다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 통계국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에 못미치면서 3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데 민감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내수 성장이 1%포인트 낮아지면 한국 GDP는 0.15%포인트 이상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이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지 불확실한데다 중국 성장 둔화 우려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중국 영향력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며 “유아용품주가 오르긴 했지만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그간 많이 떨어진 데 따른 반등세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중순까지는 중국 경제지표 회복 여부와 함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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