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주가 상승의 지속력이다. 기본적인 펀더멘털이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전력(015760) 서울 삼성동 부지매입에 자사주 매입까지 현금 출혈이 생기면서 현대차가 약속한 배당 확대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으로 하방경직성 확보”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71%(9500원) 상승한 1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17만원을 회복한 것은 종가 기준 지난달 31일 이후 처음이다. 기아차(000270) 역시 2.02%(1100원) 오른 5만5600원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086280)는 무려 8.27% 상승했다.
시장이 현대차의 자사주매입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한 때 15만원 밑으로까지 떨어지는 등 바닥을 모르던 현대차의 주가가 이번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배당에 자사주 매입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차가 자사 주식이 저평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확실히 알리는 효과를 줬다”면서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승 지속 여부는 ‘글쎄’..배당에도 영향줄 듯
다만 이번 자사주 매입에 따른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특히 환율 등 외생변수는 차치하고라도, 신차효과 등 실적면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으로 펀더멘털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투심을 해소해주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그동안 그나마 주가를 끌어올렸던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지워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한전부지 매입에 5조802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이번 자사주 매입에 추가로 4500억원이 소요된다. 이렇게 되면 총 6조2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배당 규모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있다. 실제 이날 현대차2우B(005387)는 3.92%, 현대차3우B(005389)는 3.06% 상승하는 등 현대차 우선주의 상승률은 보통주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뒤 배당성향을 공격적으로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말 배당은 기존대로 가되 중간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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