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GM과 각형 배터리 개발 동맹…美 합작공장 인수 '윈윈'

파우치·원통형 이어 각형 배터리 개발
다변화하는 전기차 업계 수요 대응
GM 합작공장 인수…단독 수주 물량 생산
"GM 속도조절, LG엔솔 비용 절감 가능"
  • 등록 2024-12-03 오후 4:01:08

    수정 2024-12-03 오후 6:49:27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미국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 파우치형, 원통형에 이어 세 가지 배터리 폼팩터(형태)를 모두 갖춘 배터리 제조사로서 업계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GM과의 합작 배터리 공장을 인수하면서 고객사도 더 넓힌다는 방침이다.

‘3대 배터리 폼팩터’ 갖춰 완성차업계 수요 대응

LG에너지솔루션은 3일 GM과 ‘각형 배터리 및 핵심 재료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파우치·원통·각형 등 모든 배터리 폼팩터를 포트폴리오로 갖춘 유일한 기업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에는 파우치와 원통형을 주력으로 생산했다. 파우치형은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산 원가가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원통형의 경우 제조단가는 낮지만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납작한 상자 모양의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 충격에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셀 자체의 강성이 높아 배터리 모듈과 팩 단계에서 구조적인 간소화가 가능하고 생산 비용이 저렴한 게 장점이다.

각형 배터리의 경우 주요 소재를 돌돌 말아 ‘젤리롤’ 형태로 만드는 와인딩 기법을 사용할 경우 모서리 부분이 빈공간으로 남아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재를 층층이 쌓는 스태킹 공법을 활용해 이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 종류나 공략 시장별 배터리 폼팩터에 대한 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배터리 개발 등 제품 다양화를 통해 전기차 업계의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GM 합작공장 인수…EV 속도조절·고객 유치 ‘윈윈’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와 함께 GM과 합작 투자로 미국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3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배터리 공동 개발을 통해 GM과의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한편으로는 북미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GM에 따르면 3공장은 대부분 건설돼 가동 준비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향후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신규 공장이나 기존 공장을 증설하기보다 완공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단독 공장에서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GM 역시 이미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를 기존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하향 조정한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라는 불확실성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전기차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점에서 공장을 매각하는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단독으로 수주한 물량을 추가 투자나 비용 없이 생산할 수 있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3공장 인수 마무리 이후 해당 공장에서 단독 수주 물량 중 일부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3공장 생산 물량 고객사 후보 중 하나로는 일본 토요타가 거론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토요타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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