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재킷에 회색 바지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회담장인 청와대 본관 정문에서 남색 정장의 아베 총리를 맞았다. 아베 총리는 본관에 들어선 후 박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별다른 언급 없이 ‘내각 총리대신 아베’라고만 썼다.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한 뒤 박 대통령은 일장기 앞에, 아베 총리는 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의 안내에 따라 회담장인 백악실에 들어섰고 오전 10시5분부터 곧바로 회담에 돌입했다. 단독회담에는 한국 측에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일본 측에선 기시다 후미오 외상,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 장관,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 국장 등 양측 3명의 핵심인사들이 배석했다.
오전 11시7분 경제참모들까지 대동한 두 정상은 확대 회담에 돌입했다. 확대회담은 40분만인 오전 11시45분까지 이어졌다. 위안부 문제 등 쟁점사안을 논의한 단독회담(1시간)이 경제의제 등까지 포괄적으로 협의한 확대회담(40분)보다 더 길었던 셈으로, 그만큼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아베 총리는 확대회담 이후 곧바로 청와대를 떠났다. 애초부터 두 정상의 만남에 오찬이나 공동선언, 공동기자회견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김규현 외교안보수석과 안종범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은 낮 12시18분께 회담 브리핑을 위해 기자실인 춘추관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