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지르겠다"…10대 여학생, 남친에 카톡 후 진짜 방화

아파트 주민 5명 대피
인명피해 없어
  • 등록 2023-05-25 오후 4:29:34

    수정 2023-05-25 오후 4:29:34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10대 여학생이 남자친구에게 방화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낸 뒤 실제로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0대 여학생이 불을 지른 화재 현장 내부 모습. (사진=부천소방서 제공)
25일 부천 오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44분쯤 부천시 오정동의 한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A양이 라이터로 학습지에 불을 붙인 뒤 방 안에 불을 피운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여학생은 방화 전 남자친구에게 화재를 암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메시지를 본 남자친구가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타는 냄새와 연기가 나고 있었고 그는 분말 소화기로 진화한 뒤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인원 40명과 장비 16대를 동원해 화재진압에 나섰고 오후 5시 57분 불을 완전히 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주민 5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방 안에 있던 책과 집기류 등도 불에 탔다.

A양은 호흡에 어려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A양을 방화 혐의로 입건하지는 않았다”며 “A양의 심신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자살예방센터와 연계한 심리 치료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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