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평균연봉 9600만원 현대차, 올해 1800만원 성과금 적다고?

  • 등록 2016-08-29 오후 5:00:01

    수정 2016-08-29 오후 5:00:01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현대자동차(005380) 노조가 임금인상이 적다는 이유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키자 ‘귀족노조’ 현대차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임협으로 현대차 직원들이 평균 성과급을 1800만원을 받아가는데 ‘임금인상이 적다’며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자 ‘이해할 수 없다’ ‘경기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배만 불리려 한다’는 등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노사는 올해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기본급의 350%에 330만원을 더한 성과금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현대차 주식 10주를 지급하는 잠정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의 찬반 투표에서 78%의 반대표가 나와 임금협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됐다.

노조는 당초 임금 15만205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금 지급을 요구했다. 잠정합의안이 요구안의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이번 임금인상은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기는 하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임금 8만5000원 인상과 성과금 400%+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 주식 20주 지급, 2014년에는 임금 9만8000원 인상과 성과금 450%+890만원 등에 합의했다.

적정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의 권리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적정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까. 기본급과 성과금 모두 줄었다고는 하지만 잠정합의안으로도 1인당 평균 1800만원의 성과금을 가져가게 된다.

하지만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1년 10.3%였으나 지난해 6.9%로 3.4%포인트나 떨어졌다. 신흥시장 수요 부진 등으로 수출 물량이 줄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 판매량은 0.9%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신흥시장 수요 부진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내수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중단되면서 10% 가까이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이미 현대차의 임금은 세계 1, 2위 자동차업체들보다도 높다. 2014년 기준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9700만원으로 독일 폭스바겐 (9062만원)이나 일본 도요타(8351만원)보다도 높다. 이 때문에 현대차 실적과 상관없이 임단협 때마다 인금인상 억제 필요성이 안팎에서 제기됐다.

귀족노조에 대한 반감은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안티’를 만들어가는 요인이기도 하다.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가 파업→생산차질→귀족노조에 반감 형성→내수 판매 차질로 악순환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 노사는 재교섭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무리한 임금인상으로만 반대표를 설득하려고 하면 안된다. 예년과 같은 수준의 인상안을 무조건적으로 요구할 것이 아니라 임금수준의 현실을 냉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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