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어렵지만..’ 현대차, 미래 투자에 ‘주력’(종합)

신흥시장 침체에 백약이 무효.. 2개분기 연속 영업익 두자릿수 감소
선진국 ‘제값받기’ 신흥국 ‘점유율 높이기’ 지속.. “R&D투자도 확대”
  • 등록 2016-04-26 오후 4:02:43

    수정 2016-04-26 오후 8:06:23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올 들어서도 신흥국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당장 수익성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424억원으로 전년 1분기보다 15.5% 줄었다고 26일 밝혔다. 2개 분기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다. 지난해 4분기 때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9.2% 줄어든 바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2조3506억원으로 6.7% 늘었으나 영업이익률은 1.6%포인트 낮아진 6.0%에 그쳤다. 순이익도 1조7681억원으로 10.8% 줄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경쟁 심화와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의 통화 약세와 경기침체가 발목을 잡았다. 올 1분기 국내와 미국, 유럽의 완성차 판매는 늘었으나 중국과 아프리카·중동,·브라질,·러시아 등 판매는 평균 8~10% 줄었다.

올 2분기 이후 시장 상황도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올해도 브라질·러시아 수요가 전년보다 각각 16%, 15%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미국도 각 자동차 회사의 치열한 인센티브(할인)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해외 주력 모델인 아반떼 신모델을 지난달부터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 투입해 2분기 이후 실적 회복을 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진적 회복’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말 현대자동차 신형 아반떼(중국명 링동) 중국 출시행사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3~4분기 수익성 악화 때도 신차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며 신형 아반떼 등을 언급했으나 분기를 거듭할수록 수익성은 더 떨어졌다. 세단 중심의 현대차로서 전 세계적으로 SUV 수요가 늘고 세단이 줄어드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차도 대책을 내놨으나 완전한 신차 투입 계획은 없었다. 최병철 부사장은 “중국에선 SUV 광고를 늘리고 인도에서 인기를 끈 소형 SUV 크레타를 러시아·브라질 등에 내놓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5월부터 투싼·싼타페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당장 수익성 회복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신흥국에서는 경기회복 때를 대비해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전략을 이어간다. 또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선 제값 받기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안착에 총력을 기울인다.

최 부사장은 “신흥시장에선 유연한 판매목표 설정과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경기회복 이후를 도모하고 미국에서도 무리한 판촉보다는 적정 인센티브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올 1분기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마케팅과 연구개발비를 전년보다 각각 13.5%, 13.3% 늘렸다. 연구개발비 대부분은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차종 확대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신모델 개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에 투입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점진적인 수익성 회복 노력과 함께 미래 기술 R&D 투자와 제네시스·아이오닉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016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첫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3종(HEV·EV·PHEV)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016 뉴욕모터쇼’에서 공개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콘셉트카 ‘뉴욕 콘셉트’.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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