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남북 관계가 점점 돌아올 수 없는 강으로 건너는 모양새다.
|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개 보도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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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전술핵운용부대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 우리 군 당국도 탐지를 했으나, 당국의 정보 감시 능력의 노출 등을 고려해 언론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발사된 2기의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은 서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만 234초를 비행해 20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는 오늘 울린 미사일 폭음은 적들에게 또다시 보내는 우리의 명명백백한 경고이며 우리 국가의 전쟁억제력의 절대적인 신뢰성과 전투력에 대한 실천적인 검증이고 뚜렷한 과시로 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탄도미사일 23차례·순항미사일 3차례 총 26차례가 벌어졌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만 보면 12차례다. 지난달 말부터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비롯해 이산가족 해결을 위한 당국회담 등을 제안하며 북한에 손을 내밀었지만, 그간 돌아온 건 무력 시위였다.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위협을 지속했고, 급기야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까지 거론되며 남북 관계가 극악으로 치닫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안보당국은 현재의 안보 상황에 긴장감을 가지고 관계부처들과 협력하면서 북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북한의 도발은 자신들의 체제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도와는 달리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제재를 강화시킴으로써 북한 주민의 민생의 어려움을 가중시켜서 오히려 북한 체제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부는 기본적으로 남북 간 모든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비핵 평화 번영을 위한 대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