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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내외 압력에 굴복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에 이어 흑인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 초반 미국-멕시코 국경에 대한 첫 국무 수행을 위해 과테말라를 방문했을 때 “미국에 오지 말라”고 실언해 비판을 받았다. NBC와의 인터뷰에서는 미국 국경을 직접 방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유럽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 답해 기름을 부었다.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부통령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 혹은 백악관과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인기는 최근 30년 동안 미국 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폴리티코가 지난달 모닝 컨설트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유권자들의 호감(42%) 응답보다 비호감(52%) 의견이 더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호감(43%), 비호감(54%) 응답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같은달 말 NBC방송의 여론조사에도 호감도는 32%, 비호감도는 49%를 나타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경험도 있다. 당시엔 엉성한 인터뷰, 모호하고 부족한 정책 비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캠페인 등으로 조기 탈락했지만, 이번 대권 도전이 과거 비판과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BBC는 “민주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자로 지지하는 것은 위험하면서도 현 시점에선 가장 안전한 선택지”라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부통령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듬고 초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대중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민주당에 있어선 기회가 될 수도, 악재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공공의 적에 맞서 똘똘 뭉치면 당 내 분위기를 바꾸고 여론을 통합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반대로 대선 후보 경쟁이 치열해지면 분열이 심화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당내 영향력이 큰 주요 인사들이 해리스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하지 않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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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입장에선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준비했던 모든 전략이 백지화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당분간은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BBC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인물을 표적으로 삼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인함과 바이든 대통령의 허약함을 대비시키려는 전략, 젊은 남성 유권자들을 끌어오려는 전략 등은 더이상 쓸모가 없어졌다”며 “후보가 누가 되든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미국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해리스 부통령은 급진 좌파로 묘사하려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