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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무력이 국민의 뜻 위에서 군림하거나 신뢰할 만한 선거 결과를 없애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쿠데타는) 민주주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부를 향해 즉각적인 권력 포기, 구금자 석방, 통신 제한 해제, 시민을 향한 폭력 억제를 압박하도록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은 민주주의의 진전을 기초로 수십년간 미얀마 제재를 해제했다”며 “(이번 쿠데타 이후) ‘적절한 조치(Appropriate Action)’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주의 정부로의 이행과 함께 과거 해제했던 제재를 되살릴 수 있다며 미얀마 군부에 쿠데타 번복을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미얀마를 상대로 시행할 수 있는 제재 카드는 많지 않다는 평이다. 우선 미얀마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부터가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주로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한 식량원조, 선거지원, 민주화 기관에 대한 자금 등 인도적 차원의 소액 지원에 그치고 있다.
반면 중국의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은 막대할 뿐더러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WSJ은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얀마와의 경제 통로 구축 강화를 밀어 붙여왔다. 최근 양국 간 인프라, 무역, 에너지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크게 늘었으며, 양국 지도자는 이를 위한 수십건의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재를 복원한다고 해도 미얀마가 중국과 더욱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지난 2015년 미얀마에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웅산 수치 등 민주화 세력들과 협력해 왔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제재를 단행할 경우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미얀마 국민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정부 출범 초반부터 외교 정책에 있어 난제를 만난 셈이다.
WSJ은 “미국의 ‘적절한 조치’가 미얀마를 중국과 더 가까워지도록 몰아넣을 가능성을 높이고,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놓고 경쟁하려는 미국과 베이징 간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미얀마 쿠데타는 바이든 대통령에 시험대”라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얀마 쿠데타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주의 옹호자로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한 시험대”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아시아 전략에 있어 첫 주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견고한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중대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얀마의 민주화 전환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임했던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지난 2015년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이 총선에서 압승하며 군부 통치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미얀마를 상대로 가했던 대부분의 제재를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