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일경 이성기 기자]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안 전 검사장이 인사 담당 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기 어려워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1·2심에선 유죄가 인정됐다. 안 전 검사장이 성추행 사건을 덮기 위해 인사 보복을 했다는 점이 인정돼 징역 2년이 선고됐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인사권에는 재량이 있고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 역시 절대적 인사 기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은 선고 이후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직권보석결정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취지상 무죄 취지 파기환송의 경우 피고인은 당연히 석방된다”면서 “절차상 구속취소결정을 할지 직권보석결정을 할지 등은 실무적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선고 이후 서 검사의 변호인 서기호 변호사는 `직권남용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서 검사의 입장을 전했다.